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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소형 미용실 인테리어 제안

2018-05-08 오후 3:35:00

개성 있는 소형 살롱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 작아서 더욱 빛을 발하는 소형 공간의 매력.

에디터 김미소
글, 사진 이동헌 대표(스투디오 올라)


순백의 공간에 헤어살롱을 담다.



무수한 디테일을 조합해 미니멀리즘을 완성하다.

의뢰인 부부를 처음 만났던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30평 헤어살롱을 의뢰받아 약속된 첫 미팅 시간, 미리 안내받았던 주소에 도착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몇 달 전 10평대 소형 미용실 인테리어 작업을 완공했던 바로 길 건너편이 의뢰받은 지역이었던 것. 부랴부랴 연락을 취해 스투디오 올라에 소중한 공간 디자인 기회를 주고자하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진행이 불가하다는 말씀을 전했다. 보통은 방문 전에 로드뷰로 우리가 완공한 헤어숍과 지역적으로 겹치는지 살펴보곤 했는데 미리 점검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얼굴이라도 한번 보자는 클라이언트의 말에 가까운 커피숍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이분들과는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 생각을 꾹 참고 “만약 입장을 바꿔 저희가 원장님의 숍을 완성한 지 두세 달 뒤에 바로 옆에 50평의 다른 숍을 또 진행한다면 어떤 마음이시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새로 봐둔 장소가 세 군데 정도 있다며 함께 살펴볼 시간을 가지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이 작업은 시작됐다. 38평의 공간, 평면을 잡아내는 것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체 디자인을 한 단계 완성한 후에도 예민한 튜닝 작업을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익스테리어 디자인에도 깊은 고민을 거쳤다. 그렇게 정성을 다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동안 우리에게 체득되어진 공간 디자인의 역량을 올곧이 담아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헤어살롱이 위치할 장소는 ‘카페거리’라 불리는 작은 상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고, 일반적으로 소위 ‘집장사’들이 지은 건물이 아니라 건축가가 설계한 듯 그 지역에서는 가장 괜찮은 건물이었다. 헤어살롱이 위치한 1층 공간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전체 창 커튼월 유리로만 이뤄져 있는 주상복합건물이었다. 완전히 투명하게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공간은 헤어살롱의 격을 담아내는 것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스쳤다. 무미건조한 유리 건물을 화이트로 덮고 창문을 구성해 미니멀한 파사드를 완성했다. 커튼월 겉표면에 먼저 촘촘한 금속의 구조 틀을 입혔다. 표피의 단순함을 표현하기 위해선 이렇게도 복잡한 밑 작업이 필요하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발현은 그 속에 무수한 디테일의 조합이 존재하기에 완성될 수 있는 것. 창문, 주출입문, 간판 사인, 벽등, 카운터 각각의 요소는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치환되어 정사각형이라는 조형으로 단순화해 혼재시켰다. 정사각형이라는 단 한 가지의 비례로만 콤포지션되었기에 혼재는 결국, 반대 개념인 통일성으로 발현된다. 이렇게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건축’되었다. 이 작업은 하나의 정면성이라는 파사드 디자인의 개념이기보다 모든 방향으로의 뷰를 고려해 어느 한쪽 면도 소홀하지 않는 입체적 디자인을 의도했다. 사거리 중 넓은 도로 코너에는 먼 거리에서의 뷰를 위해 간판 사인의 크기를 넓게 하고 아이레벨은 높게 적용했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느린 속도로 바라보게 되는 보행자를 위한 작고 아담한 사인 요소 각각을 함수적으로 대응했다. 시술석을 차경하듯 바라보게 하는 창과 주출입문, 그리고 폴딩문 등의 보이드들은 그 밀도와 크기를 정교하고 교묘하게 구성시켰다.



주출입문을 지나 내부 공간으로 진입하자마자 보이는 카운터 측면은 브랜드 로고를 새긴 정사각형의 라이트박스를 매입해두었다. 카운터 건너편은 고객들과 개인적인 첫 만남을 위한 상담 공간으로 구성했다. 상담을 위한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서야 한다. 상담을 하기 위해 의자에 앉은 높이의 아이레벨에서도 숍 내부 전체를 꿰뚫어 통찰할 수 있기를 바랐다. 파우더룸 같은 골드 프레임의 원형 거울은 고객의 얼굴이 비쳐 스타일링 상담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헤어시술 제품들도 그 곁에 디스플레이했다.
 

순백의 컬러로 가득한 이 공간, 공간 디자인에 있어 화이트를 존중하는 방법은 바탕에 깔린 매트한 그레이가 존재해야만 가능하다. 화이트와 그레이의 톤앤매너는 시술 제품의 컬러를 돋보이게 하고 결국 공간 속에서 헤어시술 행위를 가장 두드러지게 만든다. 그리고 아무리 단순한 조형으로만 이뤄져 있다 하더라도 다양한 기능의 구성은 밀도차로 인해 풍부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천장에 떠 있는 조명의 판은 각 시술석마다의 천장고와 주변 마감재의 명도 차에 따라 정교한 크기와 높이로 하나하나 적용했다. 카운터 쪽에 영상 홍보물을 방영하는 TV 양옆으로 컬러 제품을 디스플레이해두어 헤어 시술의 전문성을 강조해 표현했다. 바로 그곳에는 한 문장이 새겨져 있다.


The best Color in the whole world is the one that looks good on you. 


의뢰인 부부가 직접 제안한 문구,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컬러는 당신에게 딱 어울리는 바로 그 색! 그리고 단올림된 헤드스파 시술존의 낮은 창 위에는 ‘Your Hair is the crown you never take off’ 이라는 문장을 새겨두었다. 헤어 디자인 시술에 대한 의뢰인의 진중한 마음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슬로건이다. 최근 진행한 작업 중에 어느 하나 소홀한 적은 없지만 공간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특히 열정과 최선을 다해 임했고, 그만큼 완성 후의 만족감과 뿌듯함이 컸던 작업이었다. 어쩌면 인테리어&익스테리어라는 개념을 넘어, 건축 레노베이션의 성격을 띤 작업이었기에 필자 스스로가 더욱 재밌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표방해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헤어살롱에 잘 녹여낸 이 공간, 이 장소를 방문하는 수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 지속적인 발전과 성업을 이뤄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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